칼럼

재산 유형별 이혼재산분할, 연금·보험·주식의 평가와 분할 방법에 대하여 2026-09-08

 

재산 유형별 이혼재산분할, 연금·보험·주식은 어떻게 나누는가


 

 

1. 부동산과 예금 바깥의 재산들

이혼재산분할이라고 하면 대개 아파트와 예금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서 다툼이 길어지는 것은 오히려 그 바깥에 있는 재산들입니다. 아직 받지 않은 연금, 해지하지 않은 보험, 시세가 매일 달라지는 주식이 그것입니다. 이 재산들은 지금 손에 쥔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분할 대상에서 빠진다고 오해되기도 하고, 반대로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얼마로 보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서 막히기도 합니다.

분할 대상인지의 물음은 비교적 간명합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그 명의와 관리자를 묻지 않고 청산하는 제도이므로, 재산의 형태가 부동산인지 금융자산인지 채권인지는 대상성 자체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정작 어려운 것은 그다음, 즉 평가와 방법의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의 가액은 반드시 시가감정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자료에 의하여 평가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2. 8. 28. 자 2002스36 결정),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한 가액 평가에 터 잡은 재산분할을 파기한 예도 있습니다. 연금·보험·주식은 바로 이 객관적 가액이 무엇인지가 유형마다 다른 재산들입니다.

평가의 기준 시점이 사실심 변론종결 시라는 점은 앞서 다른 글에서 다루었으므로, 아래에서는 세 유형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평가되고 나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2. 연금, 재산분할과 분할연금이라는 두 갈래

연금은 세 유형 가운데 구조가 가장 복잡합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제도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민법상 재산분할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연금법 등이 따로 정한 분할연금 제도입니다.

먼저 재산분할입니다. 대법원은 이혼소송의 변론종결 당시 부부 일방이 공무원 퇴직연금을 실제로 수령하고 있는 경우 그 연금에는 임금의 후불적 성격이 혼재되어 있으므로 혼인 기간 중의 근무에 대한 상대방의 협력이 인정되는 이상 적어도 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고, 구체적으로는 매월 수령하는 연금액 중 일정 비율을 상대방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분할도 가능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날 선고된 다른 전원합의체 판결은 아직 퇴직하지 않은 경우의 장래 퇴직급여도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서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금액 상당의 채권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 부분은 별도의 글에서 다루었습니다.

연금의 분할에서 눈여겨볼 것은 분할 비율입니다. 대법원은 연금수급권은 수급권자의 여명을 알 수 없어 가액을 특정할 수 없는 특성이 있으므로 다른 일반재산과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분할 비율을 정할 수 있고, 그 비율은 전체 재직기간 중 실질적 혼인기간이 차지하는 비율과 상대방 배우자가 실제로 협력하거나 기여한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고 하였는데, 부동산과 연금을 하나의 비율로 묶어 나누는 것이 형평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음으로 분할연금입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는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이혼하고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되었으며 본인이 법정 연령에 이른 경우 배우자의 노령연금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을 청구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같은 법 제64조의2는 재산분할 절차에서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합니다. 공무원연금법에도 같은 취지의 제도가 있습니다. 즉 재산분할에서 연금을 어떻게 다루었는지가 훗날 분할연금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므로, 연금은 이혼 시점에 결론을 내지 않고 넘기더라도 사라지는 재산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만나는 재산입니다.

 

3. 보험, 계약과 보험금의 구별

보험은 두 가지를 구별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유지 중인 보험계약과 이미 지급된 보험금입니다.

유지 중인 보험계약은 아직 현금이 아닙니다. 그러나 해지하면 돌려받을 해약환급금이라는 재산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 보험료가 혼인 중 부부의 소득에서 납입되었다면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입니다. 실무에서는 기준 시점의 해약환급금 상당액을 그 보험의 가액으로 보아 분할 대상 재산에 산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축성 보험이든 종신보험이든, 보장 내용이 아니라 그 시점에 환급될 금액이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하급심 판결 가운데에는 별거 시점의 해약환급금과 연금 납입금을 각자의 재산으로 산정하여 분할한 예가 있습니다.

반면 이미 지급된 보험금은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위 2002스36 결정은 남편이 보험수익자인 처의 보험금을 대리 수령한 사안에서 그 보험금은 처의 특유재산이고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라고 볼 수도 없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남편은 재산분할과 별도로 그 금액을 처에게 지급할 의무를 진다고 하였습니다. 상해나 질병으로 받은 보험금처럼 한쪽의 신체와 관련하여 지급된 돈은 협력의 산물이 아니라 그 사람 개인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험에서 정리하여야 할 것은 계약자와 수익자가 누구인지, 보험료를 누가 어떤 돈으로 납입하였는지, 기준 시점의 해약환급금이 얼마인지, 그리고 이미 받은 보험금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에 대한 보험금이었는지입니다.

 

4. 주식, 가액의 변동과 분할 방법의 선택

주식은 대상성보다 평가와 방법에서 문제가 됩니다. 상장주식은 기준 시점의 시세라는 객관적 자료가 있으므로 평가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시세가 계속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가액을 정하더라도 판결이 확정되고 실제로 정산이 이루어지는 시점의 시세는 다를 수 있고, 그 사이의 등락은 주식을 보유한 쪽이 떠안습니다. 이 때문에 주식은 가액으로 환산하여 금전으로 정산할 것인지, 주식 자체를 나누어 이전할 것인지가 실질적인 선택의 문제가 됩니다. 금전으로 정산하면 기준 시점 이후의 변동 위험을 보유자가 지고, 주식 자체를 나누면 양쪽이 그 위험을 함께 지는 셈입니다.

비상장주식은 시세가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더합니다.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이 대표적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가액은 반드시 시가감정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자료에 의하여야 하므로, 회사의 재무제표와 순자산, 최근의 거래 사례 등 어떤 자료로 가액을 뒷받침할 것인지가 다툼의 중심이 됩니다. 상대방이 회사를 계속 운영하여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주식을 현물로 나누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어, 평가와 방법이 함께 다투어집니다.

주식과 관련하여 하나 더 짚어 둘 것은 파탄 이후의 처분입니다.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파탄된 이후 부부 일방이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 없이 적극재산을 처분하였다면 그 재산을 변론종결일에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판결). 파탄 이후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였다고 하여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5. 결론

연금·보험·주식은 분할 대상인지가 문제되는 재산이 아니라, 얼마로 볼 것인지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문제되는 재산입니다. 연금은 재산분할과 분할연금이라는 두 제도의 관계를, 보험은 계약과 보험금의 구별을, 주식은 가액의 변동과 분할 방법의 선택을 각각 이해하여야 합니다. 재산분할에서 비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분할 대상 재산의 확정이라는 점은 늘 강조되는 바이지만, 그 확정은 재산의 목록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유형별로 객관적 가액의 자료를 갖추는 데까지 나아가야 비로소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