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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혼 후 친권·양육권의 변경, 쉽게 가능할까?
이혼의 세 가지 쟁점 가운데 친권과 양육권만큼 협의가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금액의 문제여서 서로 얼마씩 물러서면 중간 어딘가에서 만날 수 있지만, 자녀를 누가 기를 것인가는 절충과 양보가 성립하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둘로 나눌 수도, 절반씩 가질 수도 없이 완전히 둘 중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니, 서로 자녀를 맡겠다고 다투는 순간 협의이혼의 길은 사실상 막히고 소송으로 가는 외나무다리만 남게 됩니다.
그런데 이혼에는 친권과 양육권 말고도 재산분할과 위자료라는 쟁점이 함께 놓여 있다 보니, 간혹 이런 계산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친권과 양육권은 나중에 변경할 수 있다고 들었으니 일단 상대방에게 내어주고, 그 대신 재산분할이나 위자료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 낸 다음, 사정이 정리되면 친권과 양육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전략입니다. 변경이 가능하다는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았기에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전략은 대부분 통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를 변경 제도의 구조에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부터 확인해 두겠습니다. 민법 제837조는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부모나 자녀,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909조는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자녀의 4촌 이내 친족의 청구에 의하여 정하여진 친권자를 다른 일방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협의로 정하였든 판결로 정하였든, 한 번 정해진 친권자와 양육자가 영구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이 두 조문의 문언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변경의 요건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이지, 부모의 사정이 달라졌다거나 부모가 원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정의 단계에서도 기준은 자녀의 복리였지만, 변경의 단계에서는 이미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한 번 결정이 내려져 있고 그 결정에 따라 자녀의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그것을 다시 뒤집는 데에는 지정 때보다 더 무거운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변경은 가능하되 예외적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옵니다.
절차의 면에서도 변경은 지정과 같은 자리에 놓이지 않습니다. 이혼 당시의 친권자·양육자 지정은 이혼소송이나 협의이혼 절차 안에서 다른 쟁점과 함께 정해지지만, 이혼 이후의 변경은 가정법원에 따로 심판을 청구하여 오로지 자녀의 복리라는 하나의 물음만을 놓고 심리를 받는 절차입니다. 지정 단계에서 법원이 보았던 자녀의 성별과 연령,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경제적 능력, 자녀와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같은 요소들이 여기서도 다시 검토되지만, 그 검토의 출발점은 백지가 아니라 이미 이루어져 있는 현재의 양육 상태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경우에 현재의 양육 상태를 바꾸어 줄까요? 대법원은 부모의 일방이 자녀를 상당 기간 평온하게 양육하여 온 경우 그 현재의 양육 상태를 변경하여 상대방을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정당화되려면, 현재의 양육 상태가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방해가 되며, 상대방을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현재의 양육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보다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2320, 12337 판결). 어린 여아의 양육에는 어머니가 더 적합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고려만으로는 아버지가 양육해 온 현재의 상태를 바꿀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판결도 같은 취지입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므1458, 1465 판결).
두 판결 모두 이혼 당시의 지정이 문제된 사안이지만, 이미 이루어져 있는 양육 상태를 바꾸는 데에 무엇이 요구되는가를 세운 기준이므로, 이혼 이후 확정된 양육 상태를 바꾸려는 변경 청구에서는 그 무게가 더 무거워질 뿐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이 기준에서 읽어야 할 것은 법원이 현재의 양육 상태에 부여하는 무게입니다. 자녀는 지금의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사귀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므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자녀에게 주는 안정과 평온이 있고, 법원은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변경을 구하는 쪽이 자신이 더 나은 양육자라는 점을 보이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지금의 상태가 자녀에게 해롭다는 점과 바꾸는 것이 명백히 더 낫다는 점을 함께 보여야 하는 것이니, 그 문턱이 지정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위 2021므12320 판결은 한 가지를 더 짚어 두었습니다. 재판으로 양육자가 바뀌더라도 자녀가 실제로 새 양육자에게 인도되지 않으면 양육자 지정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의사능력이 있는 자녀가 인도를 거부하면 강제집행도 할 수 없으므로, 법원은 양육자를 바꾸었을 때 자녀의 인도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지까지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변경을 구하는 쪽이 넘어야 할 문턱이 하나 더 있다는 뜻으로, 서류 위에서 양육자가 바뀌는 것과 자녀의 생활이 실제로 옮겨 가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법원은 후자가 가능한지를 본다는 점을 말해 줍니다.
여기에 시간의 문제가 겹칩니다. 친권자와 양육자가 지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면 변경의 필요성을 인정받기가 극도로 어렵습니다. 지정 당시 고려된 사정이 그대로인데 결론만 달라져야 할 이유가 없고, 짧은 기간 안에 자녀의 복리에 관한 사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시간이 충분히 흘렀다면 그동안 자녀가 현재의 환경에 뿌리를 내린 만큼 그 상태를 유지할 이익은 더 커져 있으니, 변경을 어렵게 하는 사정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걷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친권과 양육권의 변경은 가능하지만,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 예외적인 절차이고, 법원은 현재의 양육 상태가 자녀에게 주는 안정을 넘어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상태를 바꾸지 않습니다.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혼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나중에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친권과 양육권을 협상의 재료로 내어주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그 계획은 대부분 실현되지 않고, 실현되지 않았을 때 되돌릴 방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맡고자 한다면 이혼의 단계에서 다투어야 하고, 그 다툼이 소송을 뜻한다면 소송을 감수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대로 이미 이혼이 끝난 뒤에 변경심판 청구를 고려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먼저 인지하시고, 현재의 양육 상태에 자녀의 복리를 해치는 사정이 실제로 있는지, 그것을 무엇으로 보일 수 있는지를 사전에 검토한 뒤에 접근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