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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무원 상간소송과 징계 문제, 피고 입장에서의 대비
상간소송의 소장을 받은 입장에서 정리하여야 할 문제는 통상 하나로서, 손해배상책임의 존부와 범위, 즉 민사소송에서 어떻게 방어하고 어느 선에서 마무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피고가 공무원이라면 사정이 달라지는데, 민사소송이라는 전선에 더하여 소속 기관에서의 징계라는 전혀 별개의 전선이 하나 더 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번째 전선은 첫 번째와 성격을 달리합니다. 민사소송은 금전으로 끝나는 문제이지만 징계는 신분과 직장에 관한 문제이고, 소송은 당사자 사이에서 진행되지만 징계는 소속 기관과 동료들이 있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무원인 피고에게는 판결로 지급하게 될 금액보다 이 두 번째 전선이 실질적으로 더 무거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정작 그 구조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민사 대응에만 매달리다가 뒤늦게 낭패를 보는 일도 생기는 것입니다.
사생활의 문제가 어떻게 직장의 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근거는 국가공무원법에 있습니다.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품위 유지의 의무를 정하고 있고, 제78조 제1항은 징계 사유의 하나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를 들고 있습니다.
주목하실 것은 두 조문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라는 문언인데, 직무와 무관한 사생활의 영역이라 하더라도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면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언상 명백하므로, 기혼자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사생활이라는 이유만으로 징계의 사정거리 밖에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자면 제78조 제1항은 징계 사유에 해당하면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는 기속적인 문언으로 되어 있으므로, 소속 기관에 문제가 접수되어 징계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상황에 이르면 기관으로서는 검토 자체를 생략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징계 절차는 상간소송과 어떤 관계에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두 절차는 완전히 별개여서, 징계는 민사판결을 기다려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민사소송에서 감액에 성공하였다고 하여 징계의 문제가 함께 정리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민사소송이 다루는 것은 어디까지나 당사자 사이의 손해배상 문제일 뿐이므로, 배우자 측이 소속 기관에 사실을 알리고 징계를 요청하는 것 자체를 소송 안에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이 문제의 실질이 드러납니다. 실무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실제로 중징계까지 이르는 사안은 드문 편이지만, 이 문제의 무게는 징계라는 결과보다 징계요청 그 자체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징계가 요청되면 기관은 앞서 본 것처럼 검토를 피하기 어렵고 그 검토의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직장 내에 알려지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가벼운 처분에 그치거나 처분에 이르지 않더라도 동료들이 있는 공간에서 그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이미 큰 타격인 것입니다.
배우자 측이 이 구조를 모르지 않아서, 오히려 금전적 배상보다 직장에 알려진다는 사실이 상대에게 더 아픈 지점임을 알기에 징계요청은 소송과 별개로 상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고려되곤 합니다. 공무원인 피고로서는 바로 이 지점을 계산에 넣지 않고서는 사건의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번째 전선에는 어떻게 대비하여야 할까요? 앞서 본 것처럼 징계요청을 소송 안에서 막을 방법은 없으므로 이를 봉쇄하고자 한다면 소송 밖의 수단, 즉 합의에 의할 수밖에 없는데,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를 하면서 소속 기관에 대한 통지나 징계요청을 하지 않기로 하는 조항과 사실관계에 관한 비밀유지 조항을 함께 두는 방식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냉정하게 인식하여야 할 전제가 있는데, 그러한 합의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입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징계요청이라는 수단을 스스로 내려놓는 셈이므로 그 양보는 통상 합의 금액이나 조건에 반영되기 마련이고, 판결로 갔을 때 예상되는 금액보다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공무원인 피고의 선택은 그 추가 부담과 직장에 알려질 위험 사이의 비교가 되는 셈입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사안마다 다를 수밖에 없으나, 적어도 그 비교를 정확한 저울 위에서 할 수 있으려면 두 절차의 구조를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끝으로 한 가지를 덧붙입니다.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나, 자신의 책임을 넘어서는 고통까지 감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다 상황을 키우기보다는, 민사와 징계라는 두 전선을 함께 놓고 어디까지 책임지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를 차분하게 설계하는 것이 지나간 과오를 정리하는 가장 현명한 길입니다.
공무원 신분으로 상간소송의 소장을 받아 대응을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합의와 소송의 방향을 정하기에 앞서 변호사와 상세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