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혼인무효가 인정되는 경우? 사실상 매우 제한적입니다 2026-01-19
혼인무효는 혼인취소나 이혼과 달리, 혼인 자체가 처음부터 유효하게 성립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혼인무효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혼인이 성립하기 이전 단계에서 중대한 성립요건의 흠이 존재하여야 합니다.

 

민법 제815조는 혼인무효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실질적으로 유형화해 보면 크게 두 가지 경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모두, 실무상 인정되는 사례는 극히 예외적입니다.

 

 

 

혼인의 성립요건은 민법상 당사자 간 합치된 혼인의사 입니다. 

 

따라서 혼인의사가 합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인신고가 이루어진 경우, 이는 혼인의 무효사유에 해당합니다.

 

판례상 혼인의 합의가 없다고 평가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 현행 민법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는 '동성 간 혼인신고의 경우'

►  제3자가 당사자 몰래 무단으로 혼인신고를 한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례들은 현실적으로 거의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혼인무효를 문의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위와 같은 명백한 혼인의사 부존재가 아니라 '혼인신고 당시 진정한 결혼 의사가 없었다는 사정'을 이유로 합니다.


예컨대,

· 실제 결혼생활을 할 의사는 없었으나 혼인신고를 한 경우

· 상대방의 요구에 못 이겨 혼인신고를 한 경우

· 상대방의 기망으로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혼인무효를 판단할 때, '결혼생활이 잘 될 수 있었는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부부가 될 생각 자체가 전혀 없었는지' 를 봅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의 입국이나 체류를 돕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혼인신고를 하고

실제로는 부부로 살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경우라면,

이는 형식만 갖춘 결혼에 불과하므로 혼인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혼인신고를 한 경우

· 상대방의 요구에 못 이겨 결혼을 선택한 경우

· 상대방에게 속아서 결혼을 하게 된 경우

 

이와 같은 사정들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했다고 보기보다는,

여러 사정 속에서 결국 결혼이라는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혼인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보지는 않으며,

혼인취소나 이혼의 문제로 다투게 됩니다.

 

실무상 혼인무효가 인정되는 경우는,

이처럼 처음부터 부부가 될 의사 자체가 전혀 없었던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됩니다.

 

 

 

혼인무효의 또 다른 유형은 일정 범위의 근친혼입니다.


현행 민법은 과거에 비해 혼인무효로 보는 근친혼의 범위를 상당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현재 혼인무효가 되는 근친혼은 다음과 같은 경우로 한정됩니다.

· 8촌 이내의 혈족 간 혼인

· 직계 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경

· 양부모계의 직계혈족 관계가 있었던 경우

 

이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근친혼은 혼인무효가 아니라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합니다. 

 

즉, 취소권이 행사되지 않는 한 혼인의 효력은 유지됩니다.

 

※ 다만 이러한 범위의 근친혼은,

혼인 성립 단계에서 행정적으로 제한되거나 혼인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뭅니다.

 


 

정리하면, 혼인무효는

► 혼인의사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 법이 정한 제한적인 범위의 근친혼에 해당하는 경우와 같이

혼인의 성립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제도입니다.

 

혼인 성립 이후 발생한 문제나 혼인 과정에서의 갈등은,

혼인무효가 아니라 혼인취소 또는 이혼으로 해결하여야 할 문제입니다.

 

따라서 혼인무효는 이론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실무상으로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인정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 혼인취소가 인정되는 요건은 무엇인지, 

⇒ 특히 실무상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혼인취소' 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