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고보니 유부남이었던 남자친구 때문에 상간소송장을 받았다면? 2025-12-29

 

남편의 불륜만큼이나,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그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일이 있습니다.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그 사실을 상간자소송장과 같은 불륜민사소송의 피고가 되어 처음 알게 되었다면,

정신적 충격에 더해 즉각적인 법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이유로 대응을 미루는 사이,

상대방 배우자가 청구한 위자료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종종, 남자친구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 자체의 충격으로 인해

불륜민사소송장을 받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는 분들을 접합니다.


또는 “사실이 아니니 굳이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넘기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판단입니다.


민사소송에서 소장을 송달받은 피고는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소장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즉, 사실이 아니라면 오히려 그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답변서로 적극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사실이 아니라서 무대응한 것”으로 해석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고가 원고의 주장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제3항),

그 결과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판결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이든 소장에 대한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상간자의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불법행위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상대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여야 하며,

이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만 불법행위가 성립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책임은 단순한 ‘고의’뿐 아니라,

알 수 있었음에도 확인하지 않은 과실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혼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교제를 시작하고 유지했다면,

불륜의 가해자가 아니라 혼인 사실을 속인 상대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 해당합니다.

 

이 점을 답변서에 명확히 기재하여 주장해야 하며,

관련 입증자료가 있다면 함께 제출하여 소송의 기각을 구하셔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활용되는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방이 미혼임을 전제로 대화한 카카오톡 또는 문자 메시지
✅ 결혼이나 장래 계획을 논의한 대화 내역
✅ 미혼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통화 녹취

 


남자친구의 혼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겪게 되는

정신적 충격과 억울함 역시, 법적 절차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과거 형법에는 혼인빙자간음죄(구 형법 제304조)가 존재했으나,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헌법재판소 2009. 11. 26. 선고 2008헌바58, 2009헌바191 결정) 이후

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형법이 개정되며 해당 조항은 삭제되었습니다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2도14253 판결).

 

따라서 현재는 혼인을 빙자한 성관계에 대해 형사처벌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합니다.
 

성적자기결정권이란?
성인이 타인의 간섭 없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성관계를 가질 상대방을 선택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자신의 혼인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이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5. 12. 선고 2020가단5189396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11. 28. 선고 2023가단218888 판결).


다만, 혼인 사실의 중요성은

성관계를 맺게 된 경위, 두 사람의 관계, 성관계가 갖는 의미, 이후의 정황 등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25. 2. 6. 선고 2024가단297406 판결).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소송은 두 사람 사이에 실제 성관계가 있었던 경우에만 가능하며,

단순한 만남이나 데이트에 그친 경우에는 청구가 어렵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악의적으로 혼인 사실을 숨겼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필요합니다.

이는 상간자 소송에 대한 답변서를 작성할 때 활용되는 자료와 상당 부분 겹칩니다.

 

한 가지 특히 유의하셔야 할 점은,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게 된 즉시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혼인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할 경우,

상간자 소송의 기각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역시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기혼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는 고의가 인정되어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20. 선고 2021가단5011728 판결).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로 인정되는 위자료 금액은 사안별로 다르나,

판례상 대체로 500만 원에서 1,500만 원 사이에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5. 12. 선고 2020가단5189396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9. 10. 선고 2024가단329836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5. 11. 선고 2020가소94935 판결).

 

이 소송의 의미는 단순히 위자료 금액에만 있지 않습니다.

 

성적자기결정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판결문을 통해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이 인정됩니다.

 

비록 해당 판결이 상간자 소송에 기판력이나 직접적인 증거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상 상간자 소송에서 매우 유력한 참고 자료 및 정황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상간자 소송이 기각될 가능성 역시 실질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충격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소장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면,

충격에만 빠져 있을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답변서 제출 기한은 소장 송달일로부터 30일입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응을 미루기에는, 이 기간은 결코 넉넉하지 않습니다.

 

상간자 소송에 대한 방어뿐 아니라,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대응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초기 대응의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래 소송은 당사자의 결심을 최우선으로 존중해야 할 영역이지만,

이미 소장을 받은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빠른 대응을 통해 억울한 누명과 위자료 지급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위자료를 받아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