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간소송에서 다투는 것과 인정하는 것, 항변이 위자료를 올린 사례와 다투지 않은 사례 2026-10-08

 

상간소송에서 다투는 것과 인정하는 것, 항변이 위자료를 올린 사례와 다투지 않은 사례


 

 

1. 위자료 산정과 소송에서의 태도

상간소송의 피고가 되었을 때, 일단 모든 것을 다투어 보는 것이 손해 볼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책임을 면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결과는 다투지 않은 경우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상간소송의 위자료는 정해진 기준표에 따라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이 말하는 대로 "변론에 나타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이 직권으로 정하는 것"입니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 ‘변론에 나타나는 모든 사정’에는 부정행위 자체뿐 아니라 소송에서 당사자가 무엇을 어떻게 주장하였는가도 들어갈 수 있고, 그렇다면 배척된 항변이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특히 상간자 쪽에서 내세우는 「만났을 당시 그 부부는 이미 파탄된 상태였다」는 ‘혼인파탄 항변’에 관하여, 대법원은 부정행위를 할 당시 그 부부의 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하였습니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므13504, 13511 판결). 즉 이 항변은 내세우는 쪽이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고, 증명하지 못하면 배척되는 것이어서, 항변을 한다는 것은 곧 증명의 부담을 떠안는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배척된 항변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위자료 산정에 되돌아오는 것일까요. 그리고 처음부터 다투지 않은 사건은 어떻게 판단되는 것일까요. 서로 다른 길을 간 두 사건이 이 질문에 답을 보여줍니다.

 

2. 「이미 파탄된 줄 알았다」는 항변이 위자료를 올린 이혼소송

첫 번째는 원고가 배우자와 그 상대방을 함께 피고로 하여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부부는 약 6년간 혼인관계를 유지해 왔고, 법원은 배우자가 상대방과 최소 약 한 달간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은 부부갈등의 내용과 정도, 원고가 이혼을 구하는데 배우자도 이혼에 동의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보았고, 그 주된 책임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대방에게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상대방은 원고 부부의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른 줄로 알고 배우자와 만남을 시작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증거로 확인한 사실은 그 반대였습니다. 부정행위가 시작되기 직전 부부는 배우자의 생일을 맞아 함께 여행을 다녀왔고, 그 전후로 선물을 주거나 데이트를 하는 등 "부부로서 혼인생활 중 발생하는 부부갈등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따라서 부정행위를 하던 무렵에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그다음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대목입니다. 법원은 부정행위의 정도와 기간, 혼인기간,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를 참작 사정으로 든 데 이어, 상대방이 "부정행위 당시에 원고와 배우자의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른 상태였다고 주장함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를 가중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을 따로 적었습니다. 배척된 항변이 위자료를 정하는 ‘참작 사정’으로 되돌아온 것이고, 그 결과 배우자에게 위자료의 지급이 명해지는 한편 상대방은 그 가운데 일부를 배우자와 공동하여 지급하도록 명해졌습니다.

 

3. 부정행위를 다투지 않은 상간소송

두 번째는 약 17년간 혼인관계를 유지하며 세 자녀를 둔 원고가 배우자의 상대방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상대방은 배우자와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동료였고, 배우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 약 1년 2개월에 걸쳐 자기 명의로 빌린 거처에서 만나고 여러 차례 국내와 해외로 여행을 다니는 등 부정행위를 하였습니다. 이 사실은 판결문의 인정 근거 첫머리에 "다툼 없는 사실"로 적혀 있습니다. 상대방이 부정행위의 존재를 다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한 것은 사실상 위자료 액수 하나였고, 법원은 부정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일반 법리를 확인한 뒤, 원고 부부의 혼인기간과 가족관계, 상대방과 배우자가 한 부정행위의 내용과 기간, 부정행위가 원고에게 가한 정신적 고통의 정도를 참작하여 위자료를 정하였습니다. 첫 번째 사건과 달리 상대방의 소송 태도에 관한 사정은 참작 사유에 등장하지 않으며, 결과는 청구액 가운데 일부가 인용된 것이었고 다만 소송비용은 전부 상대방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은, 이 결과를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액수가 줄었다」고 읽을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판결문에는 감액의 사유가 적혀 있지 않고, 인용된 액수가 왜 그 액수인지도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액수의 크기가 아니라, 부정행위를 다투지 않은 사건에서 법원이 무엇을 참작하였는가 하는 목록입니다.

 

4. 항변의 선택과 그 비용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상간소송에서 항변을 선택하는 문제가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파탄 항변은 상간자가 증명하여야 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배척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미 파탄되어 있었다」는 사정의 증명책임은 그것을 주장하는 제3자에게 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의 상대방은 이를 증명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법원은 그 주장 자체를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가중시킨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항변이 틀렸을 때의 결과가 항변을 하지 않은 경우와 같지 않았던 것입니다.

둘째, 가중의 논리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상대방이 항변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당신들은 이미 끝난 부부였다」는 주장이 부정행위로 상처를 입은 배우자에게 다시 한번 고통을 주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판결문은 「주장함으로써 정신적 손해를 가중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이라고 적었던 것이고, 소송에서 어떤 주장을 하는지는 피고의 자유이지만, 그 주장이 상대방의 고통을 더하는 내용이라면 그 자체가 위자료의 참작 사정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부정행위를 다투지 않은 사건에서는 산정 요소가 사실 자체로 좁혀집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 법원이 든 것은 혼인기간과 가족관계, 부정행위의 내용과 기간, 고통의 정도뿐이었는데, 부정행위의 존재를 다투지 않았으므로 그 존재를 둘러싼 공방도, 배척된 항변도 없었고, 남은 것은 인정된 사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것이 액수를 낮추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판결문에 없습니다.

넷째, 결국 항변을 선택하는 기준은 그 항변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점으로 돌아옵니다. 첫 번째 사건에서 파탄 항변을 무너뜨린 것은 부정행위 직전 몇 주 동안 부부가 남긴 평범한 기록, 즉 생일 여행과 선물과 데이트였습니다. 그 기록이 존재하는 한 「이미 끝난 부부였다」는 주장은 증명될 수 없었고, 증명될 수 없는 항변은 배척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용을 치렀습니다. 청구하는 쪽에서 보면 부정행위 직전 시기의 일상적인 기록이 「그때 우리는 아직 부부였다」를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두 사건을 가지고 항변하면 위자료가 올라가고 인정하면 내려간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두 사건 모두 1심 판결이고, 배척된 항변을 가중 사정으로 문장에 남긴 것은 첫 번째 판결의 특징이지 모든 법원이 그렇게 적는다고 할 수는 없으며, 두 번째 판결은 왜 그 액수인지를 답하지 않습니다. 두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정해진 결론이 아니라, 소송에서의 주장이 위자료 산정의 사정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5. 맺음말

상간소송의 피고가 되면 부정행위를 전부 부인하거나 「그 부부는 이미 끝나 있었다」고 다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두 사건이 보여주듯 항변은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고, 증명되지 않은 항변은 배척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위자료 산정에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어떤 항변을 할 것인지를 정하실 때에는 그 항변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보다 그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시고, 반대로 청구하는 쪽이시라면 부정행위 직전 시기의 일상적인 기록을 가볍게 보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 이 글에 소개된 사례는 실제 재판례를 바탕으로 하되, 당사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과 결과는 실제 판결의 내용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