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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간녀소송 소장 송달, 답변서 제출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받은 분들은 대부분 이 소송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십니다.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에게 그 배우자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이라는 것, 그래서 자신이 그 상대방으로 지목되었다는 것까지는 소장을 읽기 전에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장을 받고 나면 그 개념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들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답변서를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 답변서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일단 부인하는 것이 유리한지 인정할 부분을 다 인정하여야 하는지, 상대방이 낸 증거가 전부인지, 인정하면 상대방이 청구한 금액을 다 주어야 하는지, 소송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와 같은 것들입니다. 구상금은 언제 청구할 수 있는지, 상대방과의 연락을 즉각 끊어야만 하는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실익이 있는지도 같은 자리에서 나오는 질문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는 이 질문들이 소송의 개념을 알면 저절로 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물론 모두 상간소송이라는 하나의 절차 안에서 나오는 질문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질문들은 저마다 다른 개념 위에 서 있어서 소송이 무엇인지를 안다고 하여 풀리는 것이 아닙니다. 답변서의 기한은 민사소송법의 절차 규정에서 나오고, 청구금액과 판결금액의 차이는 민사소송의 구조에서 나오며, 구상금은 민법의 연대채무 규정에서 나오고, 연락의 문제는 위자료 산정의 참작 사정에서 나옵니다. 이 글은 그 개념들을 하나하나 깊이 다루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하나가 별도의 글로 삼을 만한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소장을 받은 시점에 필요한 것은 각 개념의 세부가 아니라 그 개념들이 어디에 있고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지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지도의 첫 자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자리는 답변서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57조 제1항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아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답변서는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다투겠다는 뜻을 법원에 처음으로 밝히는 서면이고, 그것을 내지 않으면 다투지 않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기한은 소장을 받은 날부터 세어지므로, 소장을 받은 날짜를 적어 두는 것이 이 지도의 출발점입니다.
그런데 답변서의 의미는 기한을 지키는 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답변서는 피고가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사실을 다투는지를 처음으로 정하는 문서이고, 거기에서 정한 방향은 이후의 소송 전체를 규정합니다. 일단 부인하는 것이 유리한지 인정할 부분을 모두 인정하여야 하는지의 질문은 바로 이 자리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상대방이 낸 증거가 전부인지의 질문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원고는 소장에 가진 증거를 모두 붙일 의무가 없고 소송 중에 법원의 절차를 통하여 새로운 자료를 확보할 수도 있어서, 지금 보이는 증거만 보고 부인할지 인정할지를 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한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부인과 인정은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다툴 수 있고 무엇을 다툴 수 없는가'라는 판단의 결과여야 하고, 그 판단에는 원고가 가진 증거와 앞으로 가지게 될 증거에 대한 가늠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정하기로 한다면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여기에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개념이 나옵니다. 인정하면 상대방이 청구한 금액을 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부지기수인데, 청구금액과 판결금액이 다른 것이라는 개념조차 잘 모르시는 경우가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민사소송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민사소송은 원고가 법원에 얼마를 청구하고, 피고가 그에 응소하여 다투고, 법원이 양쪽의 주장과 증거를 보고 판결하는 구조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03조는 법원이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하지 못한다고 하여 원고가 청구한 금액을 넘는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그 금액 안에서 얼마를 인정할지는 법원이 정합니다. 즉 소장에 적힌 금액은 원고가 받고 싶다고 적은 금액이지 법원이 인정한 금액이 아니고, 부정행위의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위자료의 액수는 그와 별개로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정하는 것입니다.
소송비용도 같은 구조 안에 있습니다. 소장의 청구취지에는 보통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는데, 이것 역시 원고의 청구내용일 뿐인데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시는 경우가 흔합니다. 민사소송법 제98조는 소송비용을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101조는 일부패소의 경우 당사자들이 부담할 소송비용을 법원이 정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청구한 금액의 일부만 인정되면 소송비용도 그 비율에 따라 나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변호사 보수가 소송비용에 들어가는 범위도 제109조 제1항에 따라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으로 한정됩니다. 그러므로 소장에 적힌 금액과 소송비용 부담 문구는 모두 '청구'이지 '결과'가 아니고, 결과는 피고가 어떻게 응소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결과로 돈을 지급하게 되었을 때 남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상간녀소송에서 지급하는 위자료는 피고 혼자 져야 할 책임이 아닙니다.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2782 판결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그 상대방인 제3자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부진정연대채무를 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7다37096 판결은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은 때에는 다른 채무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구상금은 언제 청구할 수 있는지의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구상권은 실제로 지급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은 뒤에 생기고, 그 범위도 자신의 부담 부분을 넘어 지급한 부분에 한정됩니다. 즉 소장을 받은 단계에서 구상금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권리이고, 판결이나 합의로 금액이 정해지고 그것을 지급한 뒤에야 비로소 문제가 되는 권리입니다. 다만 그 부담 부분을 얼마로 볼지는 각자의 고의와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므로, 뒤에 구상을 할 생각이라면 소송 단계에서 인정되는 사실의 내용이 그 부담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과의 연락 문제는 성격이 다릅니다. 연락을 끊으라는 법 규정은 없지만,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06564 판결은 위자료를 산정할 때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와 가해행위의 동기·원인뿐 아니라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까지 참작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소장을 받은 뒤에도 원고의 배우자와 연락을 이어 가는 것은 바로 그 태도에 해당하는 사정이 되어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므로, 연락을 끊어야만 하는지의 질문은 법적 의무의 문제가 아니라 소송 중의 모든 행동이 판결에 반영된다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소송 전의 사실만 다투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송 중의 사정도 함께 판단된다는 것, 이것이 이 질문에서 알아 두어야 할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개념을 혼자서 다루어야 할까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실익이 있는지의 질문은 소송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의 질문과 같습니다. 앞에서 본 개념들을 다시 놓고 보면, 답변서에서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는 원고가 가진 증거와 가지게 될 증거를 가늠하여야 정해지고, 판결금액은 인정되는 사실의 범위와 참작되는 사정에 따라 청구금액과 달라집니다. 소송비용은 그 결과에 따라 나뉘고, 구상의 범위는 소송에서 인정된 사실에 영향을 받으며, 소송 중의 행동은 그대로 판결에 반영됩니다. 이 개념들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어서, 첫 자리인 답변서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그 뒤의 금액과 비용과 구상이 모두 그 방향 위에서 정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변호사 선임의 실익은 바로 그 첫 자리에서 전체를 내다보고 방향을 정하는 데에 있는 것이지, 서면을 대신 써 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 다룬 것은 각 개념의 세부가 아니라 그 개념들의 위치와 연결입니다. 답변서의 기한과 의미, 부인과 인정의 판단, 청구금액과 판결금액의 구조, 소송비용의 부담, 구상금의 발생 시기, 소송 중의 태도가 미치는 영향, 그 각각은 자신의 사건에 놓이면 전혀 다른 답을 요구합니다. 같은 상간녀소송이라도 원고가 가진 증거가 무엇인지, 관계의 경위가 어떠하였는지, 배우자와의 사이에 무엇이 오갔는지에 따라 답변서의 내용도 금액의 다툼도 구상의 가능성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략적인 흐름을 알았다면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그 흐름 위에 자신의 사건을 놓고 각 개념이 어떤 답을 내는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일이고, 그것은 일반적인 설명으로 대신할 수 없는 일입니다.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받고 답변서 제출을 앞두고 계신 상황이라면, 기한이 지나기 전에 변호사와 상세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