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간소송 소멸시효, 완성 전이라면 언제든 가능한가 2026-09-28

 

상간소송 소멸시효, 완성 전이라면 언제든 가능한가


 

 

1. 상간소송 소멸시효의 근거, 3년과 10년

상간소송을 알아보는 분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정보 중 하나가 소멸시효입니다. 상간소송은 제3자의 부정행위를 불법행위로 보아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를 정한 민법 제766조에 따릅니다. 같은 조 제1항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하고, 제2항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같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간소송의 시효는 안 날로부터 3년과 행위일로부터 10년이라는 두 기간 중 먼저 오는 쪽으로 끝납니다.

여기까지는 인터넷의 설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정보를 접한 뒤에 생기는 생각입니다. 드물지만 상간소송의 시효는 3년이니 그 이전이라면 언제든 하면 되고 급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마도 그분들께서는 시효라는 것을 기한이 있는 권리의 유효기간처럼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물론 시효는 그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지는 기간이니 그 이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 이해에서 나온 '급할 것 없다'는 결론은 틀렸습니다. 그 이유를 보려면 먼저 그 3년이 언제부터 시작되는지부터 보아야 합니다.

 

2. 기산점의 의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

3년의 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진행합니다.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9다259371 판결은 이를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라고 하였고, 피해자가 언제 그것을 인식하였는지는 개별 사건의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상간소송에 이를 적용하면,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현실적으로 알게 된 때가 기산점이 됩니다. 부정행위가 있었던 날이 아니라 그것을 '안 날'이므로, 오래전의 일이라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면 3년은 그때부터 계산됩니다. 반대로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알았지만 그 사람이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아직 기산점이 오지 않은 것이고, 부정행위는 알았지만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특정하지 못하였다면 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제2항의 10년은 안 날과 무관하게 행위일부터 진행하므로, 아무리 늦게 알았더라도 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시효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뜻할까요?

 

3.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 권리의 존속과 결과의 동일성은 다름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효 완성으로 권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것은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뜻이지, 언제 제기하든 항상 정확히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보는 데에서 급할 것 없다는 오해가 나옵니다.

권리가 남아 있다는 것과 그 권리를 행사하여 얻는 결과가 같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같은 권리라도 언제 행사하느냐에 따라 증거의 상태가 달라지고, 상대방의 사정이 달라지며, 법원이 참작하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시간이 흐르면 대화 기록은 삭제되고, 숙박이나 통신의 기록은 보존 기간을 넘기며, 상대방은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거나 연락처를 바꿉니다. 시효는 그 모든 변화 위에서 권리가 형식적으로 남아 있는가만을 정하는 것이고, 그 권리를 행사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는 시효와 다른 문제로 남습니다. 그렇다면 상간소송에서 시간의 경과는 무엇을 바꾸어 놓을까요?

 

4. 위자료의 특수한 성질과 시간의 경과,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한 산정

상간소송에서 청구하는 것은 재산상 손해가 아니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이고, 위자료는 일반적인 손해배상청구권과 다른 특수한 성질을 가집니다. 재산상 손해는 발생한 손해가 얼마인지가 계산으로 정해지지만, 위자료는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재량으로 정합니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06564 판결은 위자료를 산정할 때 피해자의 연령과 직업,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과 함께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와 원인,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참작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위자료 산정의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시간의 경과와 만나는 지점입니다. 위자료가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때까지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정해진다면, 소 제기를 미루는 동안 생긴 사정도 산정에 들어옵니다. 부정행위를 안 뒤 오랫동안 아무 조치 없이 지낸 사정, 그 사이에 관계가 끝났다는 사정, 혼인생활이 그 뒤로 별다른 변화 없이 이어졌다는 사정이 법원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사건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의 재산상 손해배상 사건처럼 손해액이 시간과 무관하게 고정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손해가 낮게 책정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시효 안에 있다는 사실이 3년 전에 청구하였을 때와 같은 위자료를 보장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5. 상간소송의 본질적 목적과 즉시 대응의 효과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위자료의 액수보다 상간소송의 성격에 있습니다. 상간소송은 형식적으로 손해배상청구이지만, 그 본질적 목적은 돈을 받아 손해를 메우는 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고도 이혼하지 않는다면 그 시점에서 명확한 행동을 취하여야 한다는 것, 배우자의 태도가 아직 모호할 때 그 진짜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 그리고 부정행위라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공신력 있는 자료로 남겨 둔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목적들은 모두 사건을 인지한 시점과 소송에 나서는 시점이 가까울수록 힘을 갖습니다.

부정행위를 안 직후에 제기한 소송은 그 자체로 배우자와 상대방에게 분명한 '신호'가 되고, 배우자가 상간자를 감싸는지 협조하는지가 그 국면에서 드러나며, 소송 기록은 그 시점의 사실을 그대로 고정합니다. 반면 2년쯤 지나 제기한 소송은 같은 권리에 기한 같은 청구이더라도 그 신호로서의 의미가 흐려지고, 배우자의 태도는 이미 다른 국면에 들어가 있으며, 정리되어야 할 사실은 시간에 묻혀 있습니다. 상간소송의 특성상 사건을 인지한 즉시 소송에 나서야 그 본질적 목적 달성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곧바로 소를 제기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시효는 바로 그런 경우를 위하여 3년이라는 시간을 열어 둔 것입니다. 그러나 그 3년은 언제 하여도 같으니 미루어도 된다는 기간이 아니라, 늦더라도 이 안에는 하여야 한다는 기간입니다.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뜻이지, 문 안의 풍경이 그대로라는 뜻이 아닙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뒤 상간소송의 시기를 두고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시효를 계산하기에 앞서 변호사와 상세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