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불륜 적발 그 이후, 상간소송 협박을 당하고 있다면? 2026-08-21

 

불륜 적발 그 이후, 상간소송 협박을 당하고 있다면?


 

 

1. 소 제기 전 압박, 그 전형적인 모습

부정행위가 상대방 배우자에게 알려지고 나면 정작 법원의 소장보다 먼저 도착하는 것들이 있으니, 당신 배우자에게 전부 알리겠다는 통보, 직장에 찾아가겠다는 예고,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요구, 그리고 소송까지 가기 전에 얼마를 내놓으라는 압박입니다. 소송을 하겠다는 말은 있는데 소장은 오지 않고, 그 사이의 시간을 상대방의 연락이 채우는 국면이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차라리 소장을 받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피가 마르게 됩니다.

이 국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이는데, 시키는 대로 응해서라도 조용히 끝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물음입니다. 잘못이 없지 않다는 자책과 알려지면 끝이라는 공포가 겹치면, 만나자면 만나고 달라면 주는 쪽이 그나마 수습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압박에 응하는 것은 수습이 아니라 다음 압박의 근거를 만들어 주는 일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그 구조를 짚어보고, 이 국면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압박에 응하는 것의 위험성

왜 응하는 쪽이 불리해지는 것일까요? 첫째로 압박 국면에서의 응답은 하나하나가 기록으로 남아서, 잘못했다는 사과 문자, 알리지만 말아 달라는 부탁, 만남에 나간 사실, 급하게 보낸 송금 내역까지, 상대방의 손에는 부정행위를 인정하는 정황이 차곡차곡 쌓이고, 그 기록들은 이후 소송이 시작되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감정이 격한 시기에 앞뒤 없이 보낸 메시지일수록 법정에서는 더 무겁게 읽히기 마련입니다.

둘째로 한 번 응한 요구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만나자는 요구에 응하면 다음에는 더 부담스러운 요구가 오고, 급하게 얼마를 건네고 나면 그것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불 능력과 절박함을 확인시켜 준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서면도 절차도 없는 사적 지불은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조차 불분명해서, 나중에 소송이 제기되면 그 돈의 성격을 두고 다시 다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응하는 것으로 문제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형태만 바뀌면서 커지는 셈입니다.

셋째로 사적인 만남은 통제할 수 없는 자리여서, 감정이 격앙된 상대와 단둘이 마주하는 자리에서는 무슨 말이 오갈지, 그 말이 어떻게 녹음되어 어떤 맥락으로 쓰일지 알 수 없고, 그 자리에서 쓰게 되는 각서 한 장이 이후의 모든 협상을 결정지어 버리기도 합니다. 준비 없이 나간 한 번의 만남이 준비된 소송보다 큰 손해로 돌아오는 이유입니다.

덧붙여 관찰해 보면, 알리겠다는 예고가 실행되지 않은 채 반복되고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 역시 실행 자체보다 압박의 효과를 원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실행 가능성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예고가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에 압도되어 판단을 서두를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3. 권리 행사의 한계와 공갈·협박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는데, 부정행위의 피해자인 상대방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까지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 형법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고, 판례는 정당한 권리가 있는 경우라도 그 실현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으면 공갈이나 협박이 문제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알리겠다는 예고를 지렛대로 삼아 만남과 금전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라면, 그 자체가 법의 경계선 위에 있는 행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점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상대방을 고소하라고 부추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상대방의 압박이 법의 한계 안에서만 유효한 것이라면, 그 압박에 사적으로 응해야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연락 기록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관하되, 답장으로 맞서거나 감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 이것이 이 국면에서 지켜야 할 태도의 전부에 가깝습니다.

 

4. 대응의 두 갈래, 전문가 조력과 기다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길은 두 갈래인데, 하나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입니다.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나서는 순간 상대방의 연락 창구가 바뀌고, 사적 압박의 공간이 절차의 공간으로 옮겨집니다. 응할지 말지, 응한다면 어떤 조건으로 응할지를 감정이 아니라 사안의 내용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상대방으로서도 대리인이 선 상대에게는 종전과 같은 방식의 압박을 계속하기 어려워지므로, 조력이 시작되는 것만으로 국면의 온도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하나는, 소장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기다리라는 말이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소송은 압박이 아니라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소장이 오면 주장은 서면으로 특정되고, 증거는 법정에서 평가되며, 피고에게는 답변서와 변론이라는 방어의 기회가 절차적으로 보장됩니다. 얼마를 내놓으라는 사적 요구에는 기준도 한계도 없지만, 법원의 판단에는 기준과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정말로 소송을 하겠다면 그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고 막을 필요도 없는 일이니, 다투어야 할 것은 법정에서 다투면 됩니다. 그러니 소장을 기다리는 것은 문제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싸움의 장소를 사적 압박의 공간에서 절차의 공간으로 옮기는 선택인 것입니다.

 

5. 결론

정리하겠습니다. 소장이 오기 전의 압박 국면에서 만남과 금전 요구에 응하는 것은, 인정의 기록을 쌓고 요구를 키우며 통제할 수 없는 자리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므로, 응할수록 문제 해결은 오히려 멀어집니다. 상대방의 압박 역시 법의 한계 안에 있는 것이니 사적으로 응해야 할 의무는 없고, 대응이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통해 절차의 공간에서 하면 되며, 그것이 아니라면 소장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압박의 시간은 견디기 어렵지만, 그 시간에 저지른 조급한 응답이 정작 소송에서 가장 아픈 증거로 돌아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시기의 할 일은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에 가깝습니다. 불륜 적발 이후의 협박 앞에서 필요한 것은 상대방을 달래는 기술이 아니라 국면을 절차로 옮길 때까지 버티는 침착함이고, 다름아닌 그것이 상간소송 협박의 시간에 대한 답의 전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