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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혼소송 비용은 무엇으로 정해지는가
이혼소송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조심스럽게 꺼내시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비용의 문제입니다. 소송이라는 절차 자체가 낯설고 부담스러운데 거기에 얼마가 들어갈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면 쉽사리 결심이 서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실제로 소송의 필요성은 충분히 느끼면서도 비용에 대한 막연한 걱정 때문에 결정을 미루고 계시는 분들을 상담 과정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이 질문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답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이혼소송의 비용이란 사건마다 정해진 금액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청구하는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구체적인 금액이 아니라 그 구조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혼소송의 비용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고 무엇이 그 규모를 정하는지, 그리고 잘 알려진 '소송비용은 패소자 부담'이라는 원칙이 실제 소송에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차례로 살펴보면, 판결문에 적힌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한 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이혼소송 비용이라고 하면 하나의 목돈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는 성질이 전혀 다른 세 가지 비용이 섞여 있습니다. 첫째는 법원에 내는 돈으로, 소장에 붙이는 인지대와 서류 송달에 쓰이는 송달료가 이에 해당합니다. 둘째는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에게 지급하는 보수입니다. 셋째는 절차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실비인데, 부동산 감정이나 시가 조회, 금융기관에 대한 사실조회 등에 드는 비용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을 먼저 말씀드리는 이유는, 세 가지 비용이 발생하는 시점도, 규모를 정하는 요인도, 나중에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 범위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의하실 것은 법률에서 말하는 '소송비용'이 법이 정한 항목과 기준에 따라 계산되는 비용만을 가리키는 개념이어서, 당사자가 체감하는 소송 전체의 지출과는 그 범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이기기만 하면 소송에 들어간 돈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계셨다면 이는 오산입니다. 왜 그런지는 아래에서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법원에 내는 인지액부터 살펴보자면, 이혼소송이라고 하면 하나의 청구처럼 들리지만 실제 소장에는 성질이 다른 청구들이 함께 담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혼인관계의 해소를 구하는 이혼 청구 그 자체,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묻는 위자료 청구, 그리고 부부공동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 청구가 그것입니다. 인지액은 이 각각에 대하여 다른 방식으로 산정되는데, 이혼 청구 자체에 붙는 인지는 금액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위자료는 청구하는 금액에 비례하여 계산되고, 재산분할 청구는 또 별도의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현재 적용되는 구체적인 기준과 액수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법원 공식 자료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청구취지에 적는 금액이 소송을 시작하는 비용부터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위자료를 얼마로 청구할 것인지에 따라 첫 단추인 인지액이 달라지는 셈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지액을 아끼기 위해 청구금액을 정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구금액은 사안의 내용과 입증의 정도, 사건 전체의 전략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것이고, 비용은 어디까지나 그 판단에 따라오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재산분할이 본격적으로 다투어지는 사건이라면 비용의 성격이 한 번 더 달라집니다. 부동산의 가치를 두고 다툼이 생겨 감정이 필요해지면 감정료가 발생하고, 상대방 명의의 재산을 파악하기 위한 조회 절차에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러한 실비는 청구서에 미리 적혀 있는 돈이 아니라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모습에 따라 발생하는 돈이므로, 처음부터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비용을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하는지의 문제입니다. 민사소송법 제98조는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 원칙은 가사소송 절차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렇다면 이혼소송에서 이긴 쪽은 상대방으로부터 소송비용을 전부 받아낼 수 있는 것일까요?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서, 이혼소송의 판결문을 받아 보면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주문이 적혀 있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보게 됩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법은 사정에 따라 법원이 비용 부담을 달리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고, 이혼소송이란 그 성질상 어느 한쪽의 전부 승소로 깔끔하게 정리되기 어려운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이 함께 다투어지면서 청구마다 결론이 엇갈리기도 하고, 혼인 파탄의 책임이 쌍방에 얽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반영되어 가사사건 실무에서는 사정에 따라 각자 부담을 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 부담'이라는 주문이 확정되면, 내가 지출한 인지대도 변호사 보수도 상대방에게 청구할 법적 근거가 사라집니다. 소송비용의 회수라는 논의는 그 주문과 함께 끝나는 셈입니다.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이러한 가능성까지 계산에 넣어 두셔야 판결문을 받아 든 순간의 당혹스러움을 피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송비용을 상대방이 부담한다는 주문을 받아낸 경우에는 어떨까요? 아쉽지만 여기에도 유의하셔야 할 지점이 두 가지 남아 있습니다.
첫째로, 변호사에게 실제로 지급한 보수 전부가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109조는 변호사의 보수를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소송비용으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이 산입되는 한도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 지급한 보수가 그 한도를 넘는다면, 넘는 부분은 승소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 소송비용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기면 변호사 비용을 전부 받아낼 수 있으리라는 통념과 실제 결과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대목이 다름아닌 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비용이 저절로 입금되는 것도 아닙니다. 판결 주문은 부담의 비율을 정할 뿐 구체적인 액수까지 정해 주지는 않으므로, 민사소송법 제110조가 정한 소송비용액확정결정이라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 법원으로부터 액수를 확정받아야 하고, 그러고도 상대방이 임의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강제집행이라는 단계가 또 남아 있습니다. 절차마다 시간이 들고, 상대방의 자력이라는 현실적인 변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결론은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소송비용의 회수는 승소에 따라올 수도 있는 부수적인 이익 정도로 열어 두되, 회수를 전제로 소송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안전한 판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희 역시 상담 과정에서 비용의 회수 가능성을 소송 결정의 근거로 삼지는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이혼소송을 할 것인지는 결국 혼인관계와 재산과 자녀의 문제를 소송이라는 절차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고, 비용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일은 그 판단을 흐리는 막연한 두려움과 막연한 기대를 함께 걷어내는 출발점이 되어 줄 것입니다. 위 내용을 기반으로 지금 고민하고 계신 소송의 무게를 차분히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