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유재산 재산분할 기준, 이혼 시 분할대상재산의 범위와 기여도 2026-08-04

 

특유재산 재산분할 기준,

이혼 시 분할대상재산의 범위와 기여도

 


序言

이혼을 앞둔 사람이 재산 문제를 헤아릴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은 명의라는 벽입니다. 집도, 예금도, 주식도 배우자 명의로 되어 있다면 나의 몫은 없는 것일까요? 반대로 혼인 전부터 내 명의로 가지고 있던 재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것일까요? 이 물음들은 모두 하나의 법률 개념으로 수렴합니다. 특유재산입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의 재산관계에 관하여 별산제를 취합니다.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의 특유재산으로 하고(민법 제830조 제1항), 각자가 그 특유재산을 관리·사용·수익합니다. 혼인하였다고 하여 재산이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명의를 기준으로 각자의 것이 각자에게 귀속된다는 태도입니다. 이 원칙만 놓고 보면 혼인공동체의 재산적 실질은 법의 시야 밖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혼인생활의 실상은 명의의 경계선을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쪽의 명의로 취득된 재산에는 다른 쪽의 노동과 협력이 스며들어 있고,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도 상대방의 조력 덕분에 유지되고 불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식은 별산이지만 실질은 공동인 것입니다. 이 형식과 실질의 간극을 이혼의 국면에서 조정하는 장치가 재산분할청구권이며, 특유재산의 분할 문제는 바로 그 조정이 어디까지 미치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이 글에서는 특유재산 재산분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법률적 구조를 살피고자 합니다.

 

 

1. 부부별산제와 특유재산의 개념

민법 제830조 제1항이 정의하는 특유재산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고, 다른 하나는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입니다. 전자의 전형은 혼인 전에 마련한 부동산이나 예금이고,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재산도 배우자의 협력과 무관하게 일방에게 귀속된 것이므로 같은 계열에서 이해됩니다. 후자는 혼인 중이라도 명의가 일방으로 되어 있으면 일단 그의 재산으로 본다는 명의 기준의 표현입니다.

별산제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재산의 귀속을 명의라는 외형적 기준으로 정하면 거래의 안전이 확보되고, 부부 각자의 재산적 독립성이 존중됩니다. 혼인했다는 이유로 재산의 처분에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부부 각자의 경제활동은 크게 제약될 것입니다. 별산제는 혼인 중의 재산관계를 규율하는 원리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문제는 혼인이 끝나는 지점에서 드러납니다. 혼인 중에는 명의가 어느 쪽에 있든 그 재산이 가족의 생활을 위해 쓰이므로 귀속의 형식이 큰 다툼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혼으로 공동체가 해체되면, 명의라는 형식이 그대로 최종적인 몫이 되어 버립니다. 소득 활동을 전담한 일방의 명의로 재산이 쌓이고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 타방의 명의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면, 명의를 따라 재산을 귀속시키는 결론은 혼인공동체의 실질에 명백히 반합니다. 별산제는 여기서 자신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2. 재산분할청구권 — 별산제를 보완하는 장치

민법 제839조의2는 이혼한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이 제도의 성격을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재산분할 제도는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며, 민법이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여, 이혼을 할 때는 그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분할하여 귀속시키고자 하는 제도라는 것입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시는 특유재산 문제를 이해하는 열쇠를 담고 있습니다. 혼인 중의 재산관계는 명의라는 형식이 지배하지만, 이혼 시의 청산은 기여라는 실질이 지배합니다. 별산제와 재산분할은 서로 모순되는 제도가 아니라, 앞의 것이 만들어 낸 형식과 실질의 간극을 뒤의 것이 메우는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재산이 특유재산이라는 명제는 혼인 중의 귀속에 관한 답일 뿐, 이혼 시의 분할에 관한 최종적인 답이 아닙니다.

아울러 재산분할에는 청산의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판례는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곧 부양적 요소도 함께 고려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청산은 과거를 향한 정산이고 부양은 장래를 향한 배려인데, 재산분할은 이 두 요소를 함께 담는 그릇입니다. 이 점은 뒤에서 볼 기여도 판단이 단순한 산술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분할대상재산의 획정 — 원칙과 특유재산의 위치

재산분할 사건의 심리는 통상 두 단계로 진행됩니다. 먼저 어떤 재산이 분할의 대상이 되는지를 획정하고, 다음으로 그 대상 재산을 어떤 비율로 나눌지를 정합니다. 대상성의 문제와 비율의 문제는 구별되는 별개의 판단이며, 이 구별을 놓치면 특유재산을 둘러싼 논의 전체가 헝클어집니다.

대상 획정의 원칙은 제839조의2의 문언 그대로입니다.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 분할의 대상입니다.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하여 취득한 주택, 예금, 그 밖의 적극재산이 여기에 해당하고, 명의가 어느 쪽으로 되어 있는지는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나아가 판례는 일방이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라도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것이거나 부부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한 것이면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소극재산까지 포함하는 넓은 획정을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특유재산은 어디에 놓일까요. 원칙적으로는 분할대상이 아닙니다.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특유재산은 재산분할의 성역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이 원칙에 중요한 예외를 열어 두었습니다. 다른 일방이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유재산도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므501 판결 등). 그리고 이때의 협력에는 소득 활동만이 아니라 가사노동도 포함된다는 것이 확립된 태도입니다.

예외의 논리는 원칙의 논리와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분할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협력이라는 실질인 이상, 협력이 미친 곳이라면 그 재산의 연원이 특유재산이라도 청산의 범위에 들어오는 것이 일관된 결론입니다. 혼인 전에 마련된 부동산이라도 혼인 중 상대방의 조력으로 처분되지 않고 유지되었다면, 그 유지된 가치 안에는 상대방의 몫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실무의 실제 — 원칙과 예외의 역전

법리의 구조는 원칙적 제외, 예외적 포함입니다. 그런데 실무의 풍경은 이 구조가 주는 인상과 사뭇 다릅니다. 상당 기간 혼인생활이 유지된 사건에서, 특유재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재산이 분할대상에서 깨끗이 배제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혼인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사노동을 포함한 상대방의 협력이 재산의 유지에 기여하였다는 평가가 자연스러워지고, 그에 따라 예외가 사실상 넓은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유재산은 무조건 분할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통념은, 법리의 원칙 부분만을 읽고 예외의 실무적 무게를 읽지 않은 오해입니다.

그러나 예외가 넓다는 것이 예외가 무한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유재산이 분할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군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혼인기간이 매우 짧은 경우입니다. 혼인 전부터 존재하던 재산에 대하여 단기간의 혼인생활 동안 상대방의 협력이 그 유지·증식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할 실질이 얇다면, 그 재산은 분할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재산의 성질상 협력의 인과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일방이 혼인 전부터 보유한 비상장주식의 가치가 그 회사의 경영 성과에 따라 변동한 경우, 그 가치 변동과 배우자의 가사노동 사이의 연관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다투어지며, 협력과 무관하게 형성된 가치라는 판단에 이르면 해당 재산은 대상에서 빠집니다. 요컨대 예외의 통로가 넓다 하더라도, 그 문을 통과하려면 협력의 실질이라는 검문을 개별 재산마다 통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상성의 관문을 통과했다고 하여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앞서 구별한 두 번째 단계, 비율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특유재산이 분할대상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그 재산이 청산의 판 위에 올라왔다는 뜻이지, 절반씩 나눈다는 뜻이 아닙니다. 분할비율은 대상 재산 전체에 대하여 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쌍방의 기여도, 혼인기간,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연령과 경제력, 부양적 요소 등을 종합하여 정해집니다. 특유재산의 비중이 큰 사건에서는 그 재산의 연원이 일방에게 있다는 사정 자체가 기여도 평가에 반영되어, 전체 분할비율이 조정되는 방식으로 고려되기도 합니다. 같은 재산 구성을 가진 사건이라도 혼인의 서사가 다르면 비율은 달라집니다.

결국 특유재산 문제는 세 겹의 판단이 쌓인 구조입니다. 그 재산이 특유재산인가라는 귀속의 판단, 분할대상에 포함되는가라는 대상성의 판단, 포함된다면 어떤 비율로 나뉘는가라는 기여도의 판단입니다. 각 층위마다 다투는 방법과 필요한 증거가 다르므로, 어느 한 층위의 결론만으로 전체를 전망하는 것은 성급합니다.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 세 층위를 각각 짚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5. 기여도라는 척도의 성격

마지막으로 기여도라는 척도 자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여도는 수치로 측정되는 양이 아닙니다. 소득의 액수처럼 계량 가능한 요소가 고려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가사노동과 육아처럼 시장가격이 매겨지지 않는 협력, 상대방의 사업 실패를 함께 견딘 세월, 재산의 처분을 막아 낸 관여 같은 정성적 요소들이 함께 저울에 오릅니다. 판단자는 이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의 비율로 종합해야 하며, 그 종합에는 필연적으로 평가의 여지가 개입합니다.

이 점은 두 방향의 함의를 갖습니다. 하나는 예측의 한계입니다. 특유재산이 포함될지, 포함된다면 비율이 어떻게 될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종합 평가의 결과이므로, 사건 밖에서 일반론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주장·입증의 무게입니다. 평가의 여지가 큰 영역일수록, 협력의 실질을 구체적 사실로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쪽과 추상적 주장에 그치는 쪽의 결과 차이가 커집니다. 혼인생활 동안의 경제적 흐름, 재산의 취득과 유지의 경위, 각자의 역할 분담을 어떤 자료로 어떻게 서사화하는가가 기여도 판단의 실질을 이루는 것입니다.

개인적 견해로는, 특유재산을 둘러싼 다툼의 본질은 재산 목록의 다툼이 아니라 혼인생활에 대한 서사의 다툼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통장, 같은 등기부를 놓고도 그 재산이 유지되어 온 경위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대상성과 비율의 결론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법리가 불확실하다는 뜻이 아니라, 법리가 사실에 대하여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맺으며

특유재산의 분할 문제는 부부별산제라는 형식의 원리와 혼인공동체라는 실질의 원리가 만나는 접점에 놓여 있습니다. 혼인 중에는 명의가 재산을 지배하지만, 이혼의 국면에서는 협력의 실질이 명의를 넘어 청산의 범위를 정합니다.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이 아니지만 유지·증식에 대한 협력이 인정되면 대상이 되고, 실무에서는 그 예외가 오히려 넓은 통로로 기능합니다. 그러나 혼인기간이 짧거나 협력의 인과가 닿지 않는 재산에서는 원칙이 관철되며, 대상에 포함된 뒤에도 기여도라는 종합 평가가 최종적인 몫을 정합니다.

명의는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실질이 모든 것을 삼키는 것도 아닙니다. 법은 형식과 실질 사이 어딘가에서, 개별 혼인의 구체적 서사를 저울에 올려 균형점을 찾습니다. 그 균형점이 어디에 놓일지는 결국 혼인생활이라는 사실을 누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재구성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재산분할이 단순한 계산 문제가 아니라 증명과 서사의 문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