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우자의 이혼요구 대처 방법,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 2026-08-03

 

배우자의 이혼요구 대처 방법,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


 

들어가며

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해 오는 상황은 대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다툼 끝의 말인가 싶다가도, 요구가 반복되고 태도가 완강해지면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때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려 해도, 검색해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서로 전제가 달라 자신의 상황에 맞는 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상황에서의 대처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혼을 원하는지 여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우선 이혼에 이르는 두 가지 길을 정리한 뒤, 이혼에 뜻이 같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재산분할이나 양육 문제처럼 이혼이 확정된 뒤에 다투게 되는 쟁점은 그 자체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므로, 여기서는 깊이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혼에 이르는 두 갈래 길

우리 법에서 이혼은 두 가지 방식으로만 이루어집니다.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입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여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는 방식입니다. 다만 합의만으로 곧바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가정법원이 제공하는 이혼에 관한 안내를 받아야 하고, 그 안내를 받은 날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야 이혼의사의 확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숙려기간으로, 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3개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1개월입니다(민법 제836조의2). 폭력으로 인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되는 등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이 기간은 단축되거나 면제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있다면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도 제출해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은 부부 일방이 소를 제기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대신, 민법 제840조가 정한 이혼사유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3년 이상의 생사불명, 그리고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두 방식의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납니다. 협의이혼은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 성립하고, 재판상 이혼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배우자의 이혼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결국 이 두 관문 가운데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이혼에 뜻이 같을 때 — 협의라는 선택

먼저 자신도 이혼에 뜻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협의이혼이 우선적으로 검토됩니다.

협의이혼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절차가 비교적 단순하고, 소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덜 수 있으며, 무엇보다 혼인생활의 사정이 법정에서 낱낱이 다투어지지 않습니다. 서로 감정이 크게 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에 합의할 수 있다면, 협의이혼은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협의이혼에서 가정법원이 확인하는 것은 이혼하겠다는 의사와, 자녀가 있는 경우 양육에 관한 사항입니다.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그 확인 절차에서 자동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합의가 되어 있지 않거나 문서로 명확히 남겨 두지 않은 채 협의이혼을 마치면, 그 문제를 두고 다시 다투게 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이 간명한 절차라는 말은, 정리해야 할 것이 적다는 뜻이 아니라 정리한 것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평행선에 놓인 협의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양쪽 모두 이혼에는 뜻이 있는데, 조건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아이는 누가 키울지를 두고 몇 달째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이때 흔히 보게 되는 것이 협의에 대한 집착입니다. 소송은 부담스럽고 감정적으로도 부딪히고 싶지 않으니, 조금만 더 대화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협의를 이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협의는 양쪽의 양보가 맞물릴 때만 진전됩니다. 한쪽이 물러설 뜻이 없는데 대화만 반복하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협상력은 오히려 약해집니다. 조급해진 쪽이 결국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결말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협의가 교착에 빠졌다면, 계속 협의를 고집하는 것이 늘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 재판상 이혼 절차로 넘어가는 것은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선택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당사자의 감정에서 법의 기준으로 옮기는 선택입니다. 실제로 소송 절차 안에서도 조정을 통해 합의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때의 합의는 법적 기준이 어디쯤인지를 양쪽이 인식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어느 시점에 절차를 전환할지는 협의의 진전 정도와 재산·양육을 둘러싼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교착이 길어진다면 한 번쯤 점검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혼을 원하지 않을 때 — 거부라는 선택

반대로 자신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배우자가 아무리 강하게 요구하더라도,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정당한 선택입니다.

협의이혼은 양쪽의 의사가 합치해야 성립하므로, 응하지 않으면 이 길은 닫힙니다. 그러면 배우자에게 남는 것은 재판상 이혼뿐인데, 앞서 본 것처럼 이 길은 민법 제840조의 이혼사유가 인정되어야 열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의 원칙이 더해집니다.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입니다. 파탄을 만든 사람이 그것을 근거로 혼인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유책사유가 없고 혼인을 유지할 뜻이 분명하다면, 이혼 요구를 거부하며 관계의 회복을 시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대응입니다. 배우자가 소를 제기하더라도 그때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 대응하면 됩니다. 요구가 반복된다는 사실만으로 이혼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유책주의에도 예외가 있어, 상대방 역시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거나 세월이 흘러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진 경우 등에는 유책배우자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판례는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지를 말로 표명한 것만이 아니라 실제 언행과 태도를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려면, 그 뜻이 실제 행동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감정적 대응이 남기는 것

어느 입장에 서든 공통으로 주의하실 것이 있습니다. 감정적인 대응입니다.

이혼 요구를 받는 일은 그 자체로 상처가 됩니다. 배신감이나 억울함이 밀려오고, 그것이 격한 말이나 행동으로 터져 나오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의 대응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격한 문자 메시지, 상대방의 직장이나 가족에게 한 언행, 물리적 충돌은 나중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제출될 수 있습니다. 이혼을 막으려던 대응이 이혼사유를 만들어 주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이혼에 뜻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적 대응은 협의의 여지를 좁히고, 조건 협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약하게 만듭니다. 상대방의 태도가 어떻든, 자신의 대응은 차분하게 유지하는 편이 어느 방향으로든 유리합니다.

 

정리

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할 때의 대처는 자신의 입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 법에서 이혼은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두 가지뿐이며, 앞의 것은 상대방의 동의를, 뒤의 것은 법이 정한 이혼사유를 필요로 합니다.

자신도 이혼에 뜻이 있다면 협의이혼이 우선 검토되지만,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확인 절차에서 자동으로 정리되지 않으므로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조건을 두고 협의가 교착에 빠졌다면 협의만 고집하기보다 절차의 전환을 검토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재판 절차로 넘어가는 것은 판단의 기준을 감정에서 법으로 옮기는 일이며, 그 안에서 조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거부하는 것도 정당한 선택입니다. 협의이혼은 성립하지 않고, 재판상 이혼은 이혼사유가 있어야 하며 유책배우자의 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고 혼인을 계속할 의사는 객관적으로 판단되므로, 입장과 행동이 일치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감정적인 대응은 상대방에게 빌미를 줄 수 있으니 삼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혼인 파탄의 경위와 책임의 소재, 확보된 자료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로부터 이혼 요구를 받고 계시다면, 대응 방향을 정하는 단계에서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