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간녀소송 답변서, 소장을 받은 피고의 입장에서 2026-07-23

상간녀소송 답변서, 소장을 받은 피고의 입장에서

 

들어가며

어느 날 법원에서 온 우편물을 열어 보니 손해배상 청구 소장이 들어 있습니다. 원고는 상대방의 배우자이고, 나는 피고가 되어 있습니다.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송달받은 분들이 처음 마주하는 질문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답변서를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내 사정을 설명하는 글을 직접 써서 내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전에 변호사부터 선임해야 하는지, 그리고 위자료를 줄일 수는 있는 것인지입니다.

이 질문들은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답변서가 소송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서면인지를 이해하면,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고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이 글에서는 답변서를 둘러싼 절차의 구조를 먼저 설명드리고, 소장을 받은 피고가 취해야 할 대응의 순서를 짚어 보겠습니다.

 

답변서는 30일 안에 — 내지 않으면 생기는 일

상간녀소송은 부정행위라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이므로, 민사소송법의 절차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소장을 받아 든 순간부터 이 기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기간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요. 민사소송법 제257조는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이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피고가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무변론판결이라 합니다. 쉽게 말해,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원고가 소장에 적은 사실관계, 즉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을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 취급되어, 법정에서 다투어 볼 기회도 없이 판결이 선고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소장을 받고 나면 당혹스러움과 두려움 속에서 우편물을 덮어 두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은 외면한다고 멈추지 않고, 오히려 대응하지 않는 쪽에 가장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30일이라는 기간은 피고에게 주어진 방어 준비의 시간이므로,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가 이후 소송의 흐름을 좌우합니다.

 

답변서의 법적 의미 — 판결문이 아니라 소송의 출발선

그렇다면 답변서는 어떤 서면일까요. 답변서는 준비서면의 일종입니다. 준비서면이란 당사자가 변론에서 진술할 내용을 미리 적어 법원에 내는 서면을 말하는데, 답변서는 그중에서도 피고가 처음으로 내는 것으로서, 원고가 제기한 소송에 응소하겠다는 의미, 즉 원고의 청구를 다투겠다는 의사를 법원에 밝히는 서면입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답변서를 내면 곧바로 판결이 나온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절차는 그렇지 않습니다. 답변서 제출은 소송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답변서가 제출되면 법원은 사건을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올리고, 이후 양쪽이 준비서면을 주고받으며 주장과 증거를 다투는 공방이 이어집니다. 변론기일이 열려 법정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그 과정이 마무리된 뒤에야 판결이 선고됩니다. 답변서는 그 긴 절차의 첫 수를 두는 서면인 것입니다.

첫 수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답변서에서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사실을 다투는지, 어떤 방향으로 방어의 틀을 잡는지가 이후 공방 전체의 구도를 정합니다. 일단 서면으로 제출된 진술은 소송기록에 남아, 나중에 입장을 바꾸려 해도 이전 진술과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가 끝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반박문도 반성문도 위험한 이유

또 하나의 오해는 답변서를 '내 입장을 설명하는 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억울한 사정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쓰거나, 반대로 잘못을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반성문을 써서 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두 방향 모두 위험합니다.

먼저 감정적인 반박문의 문제입니다. 답변서는 법원이 읽는 소송 서면이므로, 원고 주장의 어느 부분을 인정하고 어느 부분을 부인하는지,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감정적 호소나 원고에 대한 비난으로 채워진 서면은 방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안에 무심코 적은 사실관계가 오히려 불리한 진술로 남을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의 경위를 해명하려고 쓴 문장이 부정행위의 존재를 인정하는 내용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반성문은 더 직접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당사자가 서면으로 상대방 주장 사실을 인정하면 그 사실은 재판상 자백이 되어, 이후에 이를 번복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형사절차에서의 반성문을 떠올리고 선처를 기대하며 잘못을 인정하는 글을 제출하면, 그것은 선처의 근거가 아니라 원고 주장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증거가 됩니다. 위자료 소송에서 반성의 태도가 참작될 여지가 없지는 않으나, 그것은 방어의 틀이 정리된 위에서 고려할 문제이지, 첫 서면에서 사실관계 전부를 인정해 버리는 방식으로 접근할 일이 아닙니다.

요컨대 답변서는 감정을 전달하는 글이 아니라 법적 공방의 첫 서면입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는 전략적 판단의 문제이고, 그 판단에는 소송 전체를 내다보는 시야가 필요합니다.

 

기각이 어렵다면, 싸움의 무게는 감액으로

대응의 방향을 정하려면 먼저 현실적인 전망이 필요합니다. 상간녀소송에서 청구 기각, 즉 위자료 책임 자체를 면하는 결론은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거나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던 경우 등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원고가 소송까지 제기한 사안이라면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해 둔 경우가 많아, 실제로 기각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다툴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책임의 존부를 다투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싸움의 무게는 책임의 범위, 즉 위자료 액수로 옮겨 갑니다. 위자료는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 상태였는지, 원고 부부의 혼인이 유지되고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정해집니다. 이런 사정들을 어떤 증거로 어떻게 주장하는지에 따라 인정되는 금액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생깁니다. 감액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액 사유를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어느 지점을 다투고 어느 지점을 인정할 것인지, 존부를 다툴 사안인지 범위를 다툴 사안인지의 판단이 바로 답변서 작성 전에 정리되어야 할 대응의 방향성입니다.

 

변호사 선임은 답변서 제출 전이 좋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 변호사를 언제 선임해야 하는지에 답할 차례입니다. 결론은 답변서를 제출하기 전입니다.

이유는 지금까지의 설명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답변서는 소송의 첫 수이고, 거기에 적힌 진술은 기록에 남아 끝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혼자 작성한 답변서로 방어의 틀이 어긋난 뒤에 변호사를 찾으면, 조력의 상당 부분이 이미 제출된 서면의 수습에 쓰이게 됩니다. 처음부터 사안을 진단하여 다툴 지점과 인정할 지점을 가려내고, 그에 맞는 방어의 틀을 세운 답변서로 시작하는 것과는 출발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30일이라는 기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사안을 검토하여 첫 서면을 준비하기에 빠듯하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민만 하다 기간의 끝에 몰려서 선임하게 되면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소장을 받으셨다면 답변서 기한을 확인한 뒤, 이른 시점에 사안 전체를 진단받고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정리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송달받은 피고는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 원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어 무변론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답변서는 준비서면의 일종으로서 원고의 소송에 응소한다는 의미를 갖는 서면이며, 제출하면 판결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본격적인 공방 절차가 시작됩니다.

답변서는 감정적 반박문도 반성문도 아닌 법적 방어의 첫 서면이므로,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의 방향이 먼저 정리되어야 합니다. 기각이 쉽지 않은 사안이 많은 만큼 위자료 감액이 실질적인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고, 감액은 구체적인 주장과 입증의 결과로 얻어집니다. 이 판단들이 모두 첫 서면에 반영되어야 하기에, 변호사의 조력은 답변서 제출 전에 받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느 지점을 다툴 수 있는지, 어떤 사정이 감액 요소로 주장될 수 있는지는 소장의 내용과 확보된 증거, 부정행위의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장을 받으셨다면 답변서 기한이 지나기 전에,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