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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간녀소송 구상금, 무조건 받아올 수 있을까? 구상권과 부진정연대채무
들어가며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받고 나면, 많은 분들이 방어 방법을 찾다가 '구상권' 또는 '구상금'이라는 말을 접하게 됩니다. 내가 위자료를 물게 되더라도, 정작 부정행위의 상대방인 배우자에게 그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때 자연스럽게 두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이 돈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구상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다만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언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오해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구상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먼저 설명하고, 실제로 인정되는 범위와 청구 시점을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특히 소장을 받은 단계에서 무엇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를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구상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 공동불법행위와 부진정연대채무
구상금의 뿌리를 이해하려면, 상간녀소송에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원래 한 명이 아니라는 점부터 짚어야 합니다.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부정행위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그 상대방(상간자)이 함께 저지른 하나의 불법행위로 평가됩니다. 이를 공동불법행위라고 합니다(민법 제760조). 두 사람이 함께 피해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이라는 손해를 가한 것이므로, 손해배상책임도 두 사람이 함께 집니다.
이때 두 사람이 지는 책임의 형태를 부진정연대채무라고 합니다. 조금 어려운 용어이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피해 배우자는 두 사람 중 누구에게든 위자료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어느 한 사람이 전액을 지급하면 그 범위에서 두 사람 모두 책임을 면하는 관계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피해 배우자는 흔히 상간자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위자료 전액을 받아 갑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부정행위는 두 사람이 함께 한 것인데, 위자료는 상간자 혼자 전부 물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법은 이 불균형을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자신의 몫을 넘겨 배상한 사람은, 함께 책임져야 할 다른 사람에게 그 초과분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구상권이고, 그렇게 돌려받는 돈이 구상금입니다. 즉 구상금은 상간자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공동불법행위와 부진정연대채무라는 구조에서 당연히 따라 나오는 권리입니다.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 — '절반'이 기준이 되는 이유
그렇다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핵심 개념이 부담부분입니다.
부담부분이란 공동불법행위자들 사이의 내부 관계에서 각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할 몫을 말합니다. 이 몫은 두 사람의 과실 정도와 부정행위에 가담한 정도를 종합해서 정해집니다. 상간자가 위자료 전액을 지급했다면, 그중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는 금액, 다시 말해 배우자가 부담했어야 할 몫에 대해 구상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부담부분은 대체로 5 대 5 내외, 즉 절반 수준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행위는 두 사람이 함께 저지른 것이고,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책임이 무겁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간자가 위자료 전액을 물었다면 그 절반가량을 배우자로부터 돌려받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다만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잘만 다투면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물론 부정행위를 주도한 것이 배우자 쪽이고 그 사정이 분명히 드러난다면, 배우자의 부담부분이 절반을 넘게 인정되어 상간자가 절반 이상을 돌려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배우자가 80%를 부담해야 한다'는 식의 공격적인 청구는,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가 없으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판결이 절반 안팎에서 부담부분을 정하고 있다는 현실을 전제로, 어느 정도의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가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혼하면 구상금을 받지 못한다"는 오해
구상금과 관련해 자주 접하는 또 다른 오해는, 원고 부부가 이혼해 버리면 상간자가 구상금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구상권은 공동불법행위라는 사실에서 발생하는 권리이므로, 그 뒤에 원고 부부가 이혼을 하든 혼인을 유지하든 그 자체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상간자가 위자료를 전액 지급하고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겨 배상했다면, 이혼 여부와 무관하게 배우자에 대한 구상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해는 왜 생길까요. 이혼 과정에서 벌어지는 별개의 정산과 혼동하기 때문입니다. 원고 부부가 이혼하면서, 피해 배우자가 자신의 배우자, 즉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으로부터 그 부정행위를 이유로 별도의 위자료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 쪽에서도 상간자를 상대로 구상할 여지가 생깁니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구상권을 갖게 되어, 실제로는 굳이 서로 청구하지 않고 정리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구상권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의 권리가 맞물려 청구의 실익이 사라지는 것뿐입니다. 이 차이를 구분해 두셔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구상이 의미가 있는지를 제대로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순서가 중요하다 — 소장을 받은 지금 해야 할 일
구상금의 근거와 범위를 이해했다면, 마지막으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청구의 순서입니다. 이 부분이 소장을 받은 단계의 독자에게 가장 중요합니다.
구상권은 상간자가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겨 실제로 배상을 한 뒤에야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시 말해, 상간녀소송이 끝나 위자료 판결이 확정되고, 그 판결금을 원고에게 실제로 지급한 다음에야 비로소 배우자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아직 소장을 받은 단계라면, 구상금은 지금 당장 다툴 대상이 아니라 이 소송이 끝난 뒤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지금 힘을 쏟아야 할 곳은 구상금이 아니라 이 소송 자체의 방어입니다. 구상으로 돌려받을 금액은 결국 원고에게 인정되는 위자료 총액에 연동됩니다. 위자료로 인정되는 전체 금액이 곧 나누어질 '파이'이고, 구상금은 그 파이의 절반가량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정행위의 성립이나 고의 여부를 다투고, 감액 사유를 주장해 인정되는 총액 자체를 줄이는 것이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될 금액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파이를 키워 놓고 그 절반을 돌려받는 것보다, 파이 자체를 줄이는 편이 대개 더 유리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소송 과정이나 합의 과정에서 구상권을 섣불리 포기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합의서에 구상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들어가면, 나중에 배우자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스스로 닫아 버리는 결과가 됩니다. 구상은 소송이 끝난 뒤의 일이지만, 그 권리를 지킬지 여부는 지금의 대응 과정에서 이미 갈릴 수 있습니다.
정리
상간녀소송에서 구상금은 시혜가 아니라 공동불법행위와 부진정연대채무 구조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부정행위를 함께 저지른 두 사람의 내부 부담부분은 실무상 대체로 절반 안팎에서 정해지므로, 상간자가 위자료 전액을 지급했다면 그 절반가량을 배우자로부터 돌려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배우자가 더 많은 몫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가능하지만, 그에 걸맞은 근거가 있어야 받아들여집니다.
구상권은 이혼 여부와 상관없이 유지되며, 이혼 과정의 별도 위자료 정산과 맞물려 서로 청구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구상금은 판결금을 실제로 지급한 뒤에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소장을 받은 지금은 소송 자체의 방어로 인정 총액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그 과정에서 구상권을 함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에서 부담부분의 비율, 이혼 정산과의 관계, 방어 전략은 부정행위의 경위와 증거,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장을 받으셨다면 구상 문제를 포함해 전체 그림을 함께 검토하면서 지금 단계의 대응 방향을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